첫 단독공연 후기
기타의 김민하님과 정요한님, 베이스의 신경원님, 드럼의 이환호님, 트럼펫의 이준하님과 보컬 게스트 Della Zyr님, 상상마당 관계자분들, 그리고 공연에 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1부는 대부분 3집 곡으로 진행되었는데, 3집 자체가 워낙 자연친화적이고 밴드사운드로 구성하기 너무 어려워서 그냥 공연 애피타이저용으로 세웠습니다. 오프닝 밴드 넣기에는 뭔가 짜치는 것 같아서...
2부는 대부분 2집 곡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흰천장때 큰 실수가 있었지만 어거지로 넘어가서 십년감수했습니다.
3부는 Into the Endless Night (2023)이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2집+파라글로우 곡을 더 하고 앵콜로 한두 곡 더 하는 전형적인 셋리스트였는데, 피쉬만즈의 롱 시즌이 고평가 받는 걸 보고 장난기가 발동해 '나도 뇌절 한 번 해봐?' 하고 20분짜리 데모를 만들어본 게 의외로 괜찮아서 그대로 진행시킨 케이스입니다. 곡 중후반부에 사람들이 소원을 비는 음원을 삽입한 구간이 있었는데, 그때 최근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들이 겹쳐져 애새끼처럼 질질 짰습니다. 그걸 또 감추려고 고개 팍 숙이고 뒤돌아있고 후드 뒤집어쓰고 난리도 아니었지만 다행히도 조명감독님이 열일해주셔서 소수의 분들만 알아챈 것 같습니다.
참고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 곡은 3집에 안 들어갑니다... 그냥 라이브용으로 하나 만든거에요
솔직히 말하자면 공연을 준비하면서 그리고 진행하면서 아쉬운 부분들도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공연장 소리가 작았다는 후기들이 많은데, 이어플러그 나눠주면서 미리 호들갑 떤 점 죄송합니다...
그리고 합주를 11월부터 진행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몸과 마음이 실시간으로 망가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이것 또한 경험의 일종이니, 이번 단독공연을 진행한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리 말하자면, 올해 제게 남은 공연은 2월에 게스트로 나오는 게르다 밴드 공연 빼고 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큰 심경의 변화가 없다면)
다시 한번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2집 이후 4집 이전은 방황하는 시기라고 너그러이 생각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