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평생 처음 가본 일본이라 이번 기회에 한국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일본 음반들을 많이 사겠다고 결심했습니다.
1. 시이나 링고
그녀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앨범입니다
비요크보다 이 앨범을 먼저 들었는데, 2번이나 5번 트랙같이 창의적으로 이리저리 통통 튀는 아트 팝을 처음 접한 그 당시 중학생의 제겐 신세계였습니다
2. 유라유라제국
스튜디오 앨범은 Sweet Spot을 제일 좋아하는데, 열정적이고 파워풀한 요 라이브 앨범이 눈에 띄어서 이걸 샀습니다. 제 라이브 앨범에 영향을 크게 줬을 정도로 좋아하는 앨범입니다
3. 슈고 토쿠마루
장난끼 넘치면서도 곳곳의 아이디어들이 돋보이는 명반입니다. 3집 트랙 퍼레이드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4. Climb the Mind
이걸 구할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중고점에 딱 하나 있더라고요. Pegmap과 함께 정말 저평가된 멜랑꼴리 이모 밴드입니다.
5. 나나오 타비토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본 앨범 중 하나입니다. 2CD라 러닝타임이 좀 길고 몇몇 트랙들이 실험적이긴 하지만 대체로 보석들로 꽉 차있습니다. 나나오씨는 매우 젊은 나이에 이걸 만들었다지만, 저는 언젠가 나이가 들고 감정이 좀 사그라들면 여기다 betcover 느낌을 섞은 무언가를 만들고 싶네요
6. 오오조라 키미시마
작년에 내신 정규 앨범들 (특히 no public sound)도 동등하게 좋았지만 둘 중 이 EP를 선택했습니다.
7. Coupie
아마 제가 산 음반들 중 가장 마이너한 음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포크 중심의 앰비언트지만 커버에서 볼 수 있듯 노래에서 차가운 공기가 걸친 아침 산 속에서 유유자적하며 동반자와 함께 살아가는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소속 레이블인 Ryoondo-tea에서도 주옥같은 일렉트로닉 음반들을 찾을 수 있는데, 언젠가 일본에 다시 가게 된다면 이 레이블에서 정기적으로 여는 숙박 프로젝트인 electronic evening도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https://www.ryoondo-tea.jp/home_e.htmld
번외로 요건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가 참가한 온천 페스티벌인데 분위기가 끝장납니다. 화질도 구진게 어릴 적 부모님 손에 이끌려 이름 모를 유원지를 돌아다니는 느낌이 물씬 듭니다.
8. Hitohira
최근 들은 일본 슈게이즈 중 가장 좋게 들었던 앨범입니다.
9. 코넬리우스
논란때문에 이젠 볼드모트화됐지만 그래도 음악은 여전히 좋습니다. 이게 어떻게 97년에 나온 앨범인지 의문일 정도로 다채로운 앨범입니다.
10. 깅난보이즈
어째 전 날것의 사운드와 일회성의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라이브 앨범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요건 후처리를 어떻게 했는지는 몰라도 다른 것들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시끄럽습니다.
11. 링토시테시구레
포스트하드코어 명반입니다.
12. 스이세이
대부분의 곡이 취향이 아니지만 Stellar Stellar와 Ghost만큼은 정말로 좋아하는 곡들입니다. 스이세이씨 짬이라면 분명 한국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타워레코드 시부야점에 갔을 때 한 층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어서 이왕 온 김에 하나 사왔습니다.
13. 필로우즈
약간 애니때문에 빨리는 감도 없지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추억보정이란게 있는지 노래를 들으면 애니 장면이 떠오르면서 ㅈㄴ 달리고 싶어집니다.
14. People In The Box
인지도는 그닥 없지만 제 취향엔 엄청 맞는 J-Rock 밴드입니다. 전형적인 일본느낌에 매쓰락적인 요소를 약간 섞은 걸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15. Sunny Day Service
요 앨범과 Tokyo 중 어느 걸 살까 고민하다 앨범 커버가 이게 더 좋아서 사게 되었습니다. 둘 다 동등하게 좋아합니다.
16. 미도리
처음 들었을 때 되게 신선했고 지금까지도 이런 감성이 몇 없는 아트재즈펑크 앨범입니다. 대가리 빠개고 싶을 때 듣는 걸 추천합니다. 비슷한 밴드로는 385, ぼくたちのいるところ, Bleach 정도가 생각납니다...
17. RADWIMPS
기존의 래드윔프스 느낌이랑 다르기는 하지만 영화빨을 제외해도 훌륭한 곡들이 수록됐다고 생각합니다. OST 음반 특유의 그저 그런 트랙들이 다소 많긴 하지만...
18. 버섯제국
대부분 Eureka를 최고로 치지만 저는 이 EP를 제일 좋아합니다. '海と花束' 같이 질주감 넘치는 트랙들이 J-Rock 영향을 받은 일본 슈게이즈의 장점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19. 피쉬만즈
서양 힙스터들한테 가장 인지도 있는 일본 밴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요번 기회에 하나 샀습니다.
20. 상대성이론
1집이 없어서 대신 이걸 샀습니다.
21. 나카모리 아키나
아이돌 등 유명인이 아티스트 노선을 탄 사례 중 모범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목소리가 주였던 기존의 자신의 음악과 반대되게 목소리를 희미하게 만든 드림팝적 시도가 제겐 매우 좋았습니다. 사실 시대상 반영이라던가 음악적 시도라던가 그런걸 차치하고서라도 걍 노래가 좋습니다...
22. 신세이카맛테짱
츠만네는 도저히 구할 수 없었지만 이 앨범은 재고가 많았습니다. 츠만네 버금갈 정도로 잘 만든 미니앨범이고, 특히 2번트랙 펜텔은 카맛테짱 고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시모키타자와 공연이나 음악 관련 여러 곳을 다녀왔는데, 확실히 제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한국도 언젠가 음악 인프라가 일본과 비슷하게 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거나, 기다리지 말고 지금 당장 실천하는 거겠지만, 규모 차이가 엄청나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를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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