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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5 그분은 3집이 마냥 희망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바보같다는 얘기를 하셨는데 나는 그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사실 2집을 내고나서 근본적인 건 전혀 바뀌지 않았는데 잠깐 좋은 꿈을 꿨다고 그걸 현실처럼 받아들이면 그게 더 비참하지 않겠냐 이건 지금의 3집이 나오게 된 계기 2023. 2. 15.
3집 후기 음악을 하는 데 있어서 심술은 은근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 이건 조금 더 꽉 찬 사운드였으면 좋았을 텐데'나 '한국에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 왜 없을까' 같이 아쉬움에서 비롯된 심술, '아니 고작 글리치 깔딱깔딱댔는데 이렇게 고평가된다고?'나 '프리재즈는 원숭이도 마스터할 수 있는 장르' 같이 비공감에서 비롯된 심술 등등... 리스너에서 그친다면 그냥 갈 길 가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 들으면 되지만, 창작자의 경우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이번 앨범은 2집같이 제가 좋아하는 '아쉬움에서 비롯된 심술'만 몽땅 집어넣은 게 아닌, '비공감에서 비롯된 심술'도 많이 넣어봤습니다. 물론 2집에 대한 심술도요. 슈게이즈 노이즈락을 많이 들어서 그런지 2집은 이제 제 노래인데도 귀가 늙고 병들어서 손이.. 2023. 1. 28.
첫 단독공연 후기 기타의 김민하님과 정요한님, 베이스의 신경원님, 드럼의 이환호님, 트럼펫의 이준하님과 보컬 게스트 Della Zyr님, 상상마당 관계자분들, 그리고 공연에 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1부는 대부분 3집 곡으로 진행되었는데, 3집 자체가 워낙 자연친화적이고 밴드사운드로 구성하기 너무 어려워서 그냥 공연 애피타이저용으로 세웠습니다. 오프닝 밴드 넣기에는 뭔가 짜치는 것 같아서... 2부는 대부분 2집 곡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흰천장때 큰 실수가 있었지만 어거지로 넘어가서 십년감수했습니다. 3부는 Into the Endless Night (2023)이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2집+파라글로우 곡을 더 하고 앵콜로 한두 곡 더 하는 전형적인 셋리스트였는데, 피쉬만즈의 롱 시즌이 고평가 받는 걸 보고.. 2023. 1. 15.
20230111 일부러 앨범에서 가장 기존 스타일과 다르고 호불호 갈릴만한 곡을 싱글로 냈다 싫으면 듣지마~ 같은건 아니고, 미리 다들 마음의 준비 하시라고 일종의 예방주사 같은거다. 기대컨... 2023. 1. 11.
나의 영역 꿈 속에서 어떤 동영상을 봤는데 11년 전에 올라온 조회수 300만회의 11분짜리 일본 애니메이션이었다 (옛날영상답게 최대 화질이 360p) 제목은 'Watashi no Heya (English subtitles)'였고, 영상 설명에 따르면 어느 아마추어 UCC 공모전에서 우승했다고 한다 썸네일은 노란 방 안에 괴짜가족 노리코 닮은 캐릭터가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거였고 내용은 단순히 사람들이 홈비디오 컨셉으로 자기 방을 소개하는 거였는데 (영어자막 달려있음) 보다가 왠지 모르게 울컥했다... 스토리도 참신하고 등장인물도 다 매력있고 그 옛날애니 특유의 감성이 그리웠다 무엇보다도 이 단편애니 하나 만들고 잠적한 제작자의 미스터리함이 나의머리카락뭉치를 처음 접했을 때 느낀 그 감정을 다시 만들어줬다 2023. 1. 9.